노점상 할머니/이상원
지하도 입구의
차거운 시멘트 바닥
시름 잦아든
찢어진 신문지 위에
흙 묻은
더덕의 주름살이
삶의 회한처럼
뭉툭해진 칼에 벗겨지고
날마다
기도로 가다듬는
가난한 마음만
가을비 속에 아려온다.
무릎만큼이나
아프던
남루한 하루,
세월보다 무서운
단속반원이 휩쓸던 거리에
미처 피하지 못한
긴 한숨들이
계단 모퉁이로 숨어들고
오가는 발길에
짓밟히는
할머니의 젖은 눈길마다
맑은 더덕향이 깊고 그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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