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아주가끔은 그사랑을 생각하며 솔새김남식
가끔은 아주 가끔은 그 사랑을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묻고 싶네요
토끼풀 꽃이 피는 봄이 오면 한번쯤은
만나 보고 싶은 그 옛날 분홍빛 연서~
누구나 한번쯤은 꼭 있을 것 같은 첫사랑!!
그 첫사랑을 삶이 복잡한 길목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강산이 두세번 바뀌어 곱던 옛 모습은 없더라도
지금에 내 옆에 아내, 남편 보다는
더 멋있지는 않아도
아니 더 부자가 아니여도
그토록 몇날 몇밤을 애태웠던 첫사랑을 정말
우연히 만난다면 어떻게 하렵니까?
저 만치에 서서 그냥 멍하니 바라만 볼까요
만나면 누군지 금새 알 수 있는지요?
아니면 잘 모르겠다구요?
그 사람이 아니 상대방이 날 몰라 본다면
아~ 이건 정말 슬픈 일입니다
그러나 그럴리가 있나요
그래서 그냥 스치고 지나 갈뿐 아는체하지 않는다구요?
그렇다면 참으로 더 안타까운 일입니다.
첫사랑은 만나면 실망 한다고
누군가 이야기한 말이 문득 생각이 납니다
그것은 너무 기대했기 때문이겠죠
첫사랑은 그냥 그대로 그 모습 입니다.
그러나 첫사랑은
그냥 마음으로 그리며 산다고 하더이다
만나 보면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맞나요? 그런가요??
아주 오래전에 끝난 MBC 일일 연속극에서
이루지 못한 첫사람의 미안함에 아내와 이혼을 하고
그와 같이 지내는 백일섭 김형자 두 주인공들이
얼핏얼핏 던지는 대사가 괜찮았습디다.
"어디에 있었노, 그리 찻아도 없드니만....."
조팝꽃이 피면 첫사랑이 생각나서 가슴앓이 한다는
아름다운 가슴을 지닌 사람이라면
정말 추억을 먹고 사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고 싶네요.
그래도 가끔은 추억을 그리며
아름다운 중년의 삶으로 이여가길 바랍니다.
이제 푸르름이 한층 더해가고 신록이 짙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삶도 풍요로웠슴하구요
삶이 힘들고 어려울때는
가끔은 아주 가끔은 그 사랑을 생각하며 사세요
한결 부드럽고 삶에 윤활유가 됩니다
그사람이 나를 생각하기 전에
내가 먼저 그 사람을 기억하고 떠올려 보세요
그 사람도 아마 흐믓 할 껍니다
그리고 고마워 할꺼고요
누군가를 그리워 한다는 것
자기 자신에게도 그사람에게도 참 좋은 일입니다
덧없이 지나가는 우리네 인생~
누군가를 사랑하기에는 너무나 짧은 인생입니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그 사랑을 생각하며
추억이라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비 고*
MBC일일연속극 '귀여운여인'(2004년에 방송)
땅투기로 돈은 벌었지만 첫사랑에 가슴 설레는 중년의 남자 백일섭
생활에 찌들대로 찌들다가 결국엔 찜질방에서 심부름하던 중
부자인 첫사랑을 만나 로또 복권에 당첨된 듯 환호성을 지르는
중년의 여자 김형자의 단칸방에서 새 살림을 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