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감은 채 바람 소리 듣고 싶은 날 / 동목 지소영
높아진 햇살에
꽃들이 나른히 눈썹을 내리고
목련도 에젤리아도 정겹게 꽃잎을 비비고 있어요
뒤뜰 참나무가지의 다람쥐도
산달이 가까운지
좀은 느려진 달림을 합니다
그들 곁에 앉아
맑은 물 예쁜 종지에 담아 건네면
천연덕스레 오물거릴 그들의 평화를
바라보고 싶은 날입니다
가진 것 없이도 탐하지 않는
물소리 같은 그들의 그늘에서
눈감은 채 바람 소리
들어보고 싶은 날입니다.
흔들리는 길을 따라
한걸음 느긋이 당신께로 다가가
고통 없이 전하고 싶은 가슴을 열면
하늘도 땅도
평화의 기도처럼
아늑하고 포근합니다.
'낙원의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움을 주는 사람이 있다 / 김용오 (0) | 2010.06.17 |
---|---|
새벽 울음이여! / 신 영 (0) | 2010.06.17 |
바닷가의 그리움 / 전미진 (낭송: 소리글)-낭송영상방 (0) | 2010.06.13 |
그를 닮은 바람이 되어 / 동목 지소영 (0) | 2010.06.13 |
사랑은 / 동목 지소영 (0) | 2010.06.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