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울음이여! / 신 영 고요를 삼켜버린 송광사 사자루의 뜰에는 오랜 고목이 제 살을 발라 먹고 뼈를 세워 두들기지 않아도 소리 내는 목어를 키우고 부르지 않아도 찾아오는 바람은 비어 있는 마음을 두드리며 풍경을 흔든다 물이 없이도 물고기가 자라는 사자루 연못에 샛노랗고 진한 꽃분홍 수줍은 수련이 오르고 새벽을 부르는 달빛은 연못에 몸을 담그고 바람은 산사의 닥나무 틀에 매인 창호지를 흔들며 새벽 예불 준비하는 승려의 장삼 자락을 훔친다 새벽을 두들기는 여린 승려들의 손가락마다 억겁의 시간을 두들기며 공간을 어우르고 법고(法鼓)가 울릴 때마다 빈 가슴에서 울림이 되고 밤과 낮을 가르며 하늘로 오르는 운판(雲板)의 여운이 텅 빈속에서 울음을 내는 목어(木魚)가 새벽을 깨운다 |
새벽 울음이여 / 신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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