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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둔 시와 영상

어머니 밤바람이 차겁습니다 / 묵은지님이 올리신 자료~^*

by 차느디 2008. 11. 18.

【동목의 낙원의 편지】



모정-초저녁


한 몸이었다 서로 갈려
다른 몸 되었는데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라게
나뉘일 줄 어이 알았으리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 어떠하리.



어머니의 등불


어머니

우리를 살찌우던
당신의 가난한 피와 살은
삭고 부서져 허물어지고

한생애 가시에 묶여 살아도
넘어지는 곳마다 따라와
자식만 위해 서러운 어머니

세상과 어울리기
힘든 날에도 당신의 마음으로
이 마음 씻어 고스란히
이루어 냅니다.



모정_어머니의 촛불


어머니

빈천도
고단하지 않은 당신의 의지는
미운 것 고운 것
삭임질하여 웃음으로 피우고

작은 몸뚱이 힘에 부쳐도
가녀린 허리 닳지 않는 살로
우리의 담이 되어주고

인생의 무게 그날그날이
첫날처럼 무거워도
자식 앞에선 가볍게 지는 어머니.



모정의 세월


어머니


겨울 가고 봄이 와도
텅 비인 한나절

거친 삼베 옷에 흙덩이 베고
홀로 누운 어머니

새 살로 돋아난
무덤의 들꽃
울면 울음이되고
웃으면 웃음이 되어주고

언 가슴 메어놓고
그곳에서는 봄으로 지내소서.



모정


어머니

앉지도 눕지도 않고
한평생 서서 지내던 어머니

당신 살에 머물러 있는
눈물은 흐리고 햇볕 나고
춥고 더운 것을 다스리는 해입니다.

해를 싣고 떠나신 지
일년 삼백 육십 일이
스무 번은 지났어도
다숩던 당신의 가슴이 아파 웁니다.



새벽을 열다


어머니

안 감기는 눈 감으시고
감은 체 떠난 어머니

골수가 흐르게 아파와도
약으로 나을 병 아니라시며
악없이 쳔명(天命)으로
견디신 어머니

어머니 떠나신 후
생명 안에서 죽음을
죽음 속에서 생명을
풀어가며 삽니다.



내일을 향하여


어머니

홀로 삭이어 보내신 일월
마디마다 고여오는
피멍든 그리움에
천추(千秋)의 길목에 서서
울고 계시던 어머니

차곡차곡 접어둔
옷갈피 사이에
하얗게 바래진 당신의 멍에

임 없던 빈 자리에
묻어둔 고통이
싸늘한 체온 되어
임종입니다.

 

아침을 향하여


어머니

꿈에 울고 난 새벽
가슴에 묻힌 어머니 무덤에
무슨 꽃이 피었던가

뒷 산곡(山谷)에 부엉이 울다 가면
그 산에 가득한
어머니 얼굴 동생들의 울음

현(絃)이 끊기고 말았던가
하늘빛이 변했던가
꽃 필 날
다시 없을
뿌리가 뒤집힌 나무들은
생명이 병(病)보다
더 아프단다.



기도는 평화를


어머니

하늘과 땅은 갈라져 있어도 같이 있듯
저승에 계신 어머니는
자식의 가슴에서 이승을 함께 하시고

아플 일 아니어도
아프고 아파도 아프지 않은 마음

저가
어머니 되어 알고
깊이 웁니다

 
*
*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찹니다.
천년그리움님들의 날은 
따스함으로 짓는 시간이길 바랄께요.
잠시 너그러워진 
한낮의 햇살이 고마웠어요.
해가 짧아지고 
밤바람에 여미는 목
내일은 오래도록  가을하늘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쌓인 낙엽더미가 
빗물에 재워 지네요.
Seattle의 바람에 그리움 얹습니다, 동목 올림
(오늘은 멜이 늦었습니다.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