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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둔 좋은 글

바람 부는 날 / 김은식

by 차느디 2014. 5. 22.
바람 부는 날/김은식

 

바람 부는 날

           - 김은식

 

 

 

바람 부는 날에는 바람이 된다
들녘을 가로질러
산허리, 하늘밑 가슴 닿은 곳으로
바람은 가는 곳마다, 그 이름으로 산다

 

산이 높으면 산바람
강이 흐르면 강바람
눈가에 머물면 눈물바람이 된다

 

가슴 한편에
바람 같은 이름을 간직하고 산 우리

 

어느 시절인가
사랑하다 잊힌 바람의 모습
그리운 얼굴 떠올린다

 

바람으로 와 바람으로 가는
한때, 그 이름을 그리워했었다

 

누군가 그리운 날
바람이 분다
그대오는가, 한 줄기 눈물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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