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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둔 좋은 글

오늘처럼 비오는 날 당신이랑

by 차느디 2012. 9. 20.


 


오늘처럼 비오는 날 당신이랑 // 유승희


이른 아침부터

잔뜩 찌푸린 잿빛 하늘에서
 
후둑후둑 비가 내립니다

갈색 작은 호수에

일렁이는 그대 모습

축축해진 눈망울은

득달같이 문께로 향하고


문득

젖은 어깨 툭툭 털며

당신이 들어설 것만 같은 미련에

우산을 받쳐 들고

뒤란을 서성입니다

봄에 뿌린 상추 쑥갓이

잦은 비에 쑥쑥 자라

손짓을 합니다


고추 발갛게 갈아 넣어 담근

딱 먹기 좋게 익은 열무김치에

파릇이 돋은 돌나물 초고추장 살살 뿌리고

강된장 자작 자작 끓여

상추 쌈 소담하게 싸

금방 지은 고슬고슬한

 
밥 한 끼 먹었으면 행복하겠습니다.
.
.

오늘처럼 비오는 날 당신이랑.

 

ezday 이 글은 여성포털 이지데이에서 발송한 아침메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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