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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편지

어느 촌 아낙 / 김순옥[유채자작방]님의 향기와 함께 ~^*

by 차느디 2010. 5. 11.

 

   
                  어느 촌 아낙 龍海 김순옥 태양으로 익어 가는 밭고랑 고개 들어 앞을 보니 밭 두덩 멀고 간밤의 서늘바람 한낮 훈풍 되어 온몸을 육수로 목간하듯 땀 줄기가 눈가를 지나서 코 고랑을 지나 입술에 멎어 혀에 전해지는 짭짤함도 네 팔자의 양념이었다고 곱던 그 얼굴 분 냄새 잊고 주름진 이 얼굴엔 세월이 얽어매어놓은 그물 주름에 씁쓸한 미소가 애처롭다 어깨에 호미 매고 들녘 향한 바쁜 걸음 긴 머리 비비 꼬아 쪽 머리에 꽂은 비녀 아침 햇살에 빛나더니만 빛바랜 이 비녀 느린 손놀림의 땟국을 뒤따르는 큰 딸년의 손놀림이 슬프다 하얀 저고리에 묶어 놓은 옷고름 바람에 휘날리며 줄지 않은 길을 세월을 지고 거닐던 나의 어머니 그 길의 끝자락에서 살아온 긴 역사를 재롱떠는 손 녀석들 재롱에 녹이다 말고 먼 길로 떠나버린 그 모습 그리워서 흔적을 더듬거리며 빛바랜 사진을 바라보며 어느 듯 그 세월의 끈을 잡고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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