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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둔 시와 영상

당신의 사랑이 내리는 날

by 차느디 2008. 12. 29.
【동목의 낙원의 편지】
 
당신의 사랑이 내리는 날 / 동목 지소영
소리없이 함박눈이 내립니다 산을 덮고 바다를 안는 순결한 속삭임은 주름마다 구겨 앉은 때를 벗기고 함께 입김하며 나를 읽습니다 마음 다스리지 못했던 지난 날들 하얗게 표백하며 정성스럽게 말없이 다가 옵니다 하늘아래 나 하나 울타리를 치고 칭칭 동여 멘 동면의 세월 슬픈 역사의 몸부림속에서도 당신은 달빛의 손길 보내 주시고 이별 슬퍼 그림자조차 만들지 못하고 한계의 뿌리를 드러낼 때에도 인내로운 눈으로 품어 주시었지요 꽃 길을 걸을 때에도 가시방석의 터널을 지날 때에도 햇살로 비바람 거두시고 신록으로 산소를 공급해 주신 자비 오늘은 정결한 당신의 숨소리를 듣습니다 조용한 우주의 은비를 맞습니다 내 평생 자랑이 될 당신을 청아한 음악으로 안아 스밉니다 저 오묘한 용서의 전설을 무언으로 배우며 새로운 걸음마는 왜 이리도 눈보다 맑은 향이온지요 햇빛보다 밝은 빛 금 거문고 합주하여 새 노래를 부르며 나 그 곳에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구름타고 올라가서 맑은 수정의 집, 당신의 본향을 사모하겠습니다 마른 땅에 샘물 긷게 해주시고 사막에 물 흐를때의 기쁨으로 세상을 사랑하겠습니다. * * 성탄절이군요. 이곳 Seattle은 많은 눈이 쌓였어요. 높은 침엽수 곳곳마다 하얀 눈꽃이 눈부십니다. 살아있는 아름다운 별 크리스마스라 트리가 어린아이의 마음처럼 천진한 기쁨을 주네요. 천년그리움님들, 사랑으로 가득한 날 되세요~! 고국을 그리워 하며, 동목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