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모아둔 좋은 글

산다는 것은 기다림과 여행하는 것이다

by 차느디 2013. 11. 20.

 

 

산다는 것은 기다림과 여행하는 것이다

                                   - 김정한



산다는 것은 무언가를 끝없이 기다리는 것이다.
눈을 뜨면 인터넷으로 메일도 확인하고

아직 잉크냄새가 진하게 베어있는 

새벽 신문부터 세금고지서,

사랑하는 사람 미운 사람과의 만남부터 이별까지를 기다려야 한다.
그 기다림이 기쁨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기다림은 피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다.
아마 그것은 신이 내린 아름다운 선물일 수도 있고

가장 고통스러운 형벌 일 수도 있다.
죽기 전까지 계속되는 기다림이다.

가진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 권력이 있는 사람이나

권력이 없는 사람에게 똑같이 부여한 선물이다.
때론 짧은 기다림으로, 생을 마감하는 이도 있고,

때론 긴 기다림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기다림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자연 모두가

자신의 삶을 마감할 때까지 기다림은 계속된다.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우리는 기다림 속에서 울고 웃는다.
맛있는 것을 먹으며

즐거워하고 쇼핑을 하며 기뻐하기도 하고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다리를 꼬고 앉아 신문을 보고 있으면

불편해서 짜증이 난다.
그 역시 기다림에서 오는 기다림 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일 뿐이다.
결국, 산다는 것은 기다림을 만나는 것이다.

죽는 날까지 기다림과 여행을 하는 것이다.

김정한에세이 - 잘있었나요 내인생 -중에서,
 

'모아둔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심장을 품은 가을  (0) 2013.11.20
@-그대가 주는 향기-@   (0) 2013.11.20
소망을 이루어주는 감사의 힘  (0) 2013.11.20
기대를 낮춰 보세요  (0) 2013.11.20
가장 친구다울 때  (0) 2013.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