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

할매 부섭에 타고 남은 솔방구리 불씨가 타닥타닥 부지깽이 끝에서 너울너울 춤을추고 발그레한 할매 볼이 새색시와 같아서 소반에 마주한 영감 할매 힐끔힐끔 정분나네 물오른 솔가지 솔내음 번지면 따슨 봄볕 이고 고사리 꺾는 할매 굽은 등어리가 고사리 형님일세 달 밝고 소쩍새 소리할 제 도란도란 옛 이야기 정겨워 백년가약 맺던 그날 밤도 꼭 이 밤과 같았으리 1912년 어느 봄날 한 세기 전 풍경속에서(2) 2012ㆍ4ㆍ22 지음 *부섭ㅡ 아궁이 *솔방구리ㅡ 솔방울 *부지깽이ㅡ 불을 짚히고 헤집는 나뭇가지 *소반ㅡ 작은 밥상 *소리ㅡ 노래   이 글은 여성포털 이지데이에서 발송한 아침메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