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을 산다냐 천년을 산다냐
여보시오 고명한 사람들아, 내 말 좀 들어보시오
우리가 이다음 허리 구부러지고 수저 들 힘마저 없어지어
노을 붉은 서산엘 멍에치고 돛단배 실려 넘어 갈 때, 휑하니
동전 한 닢 석새베깃 반필이면 얼마든지 넘어설 모퉁이건만
거둬갈 수도 없는 돈을 뭐 그리 욕심 내는가
열명길 싸들고 가서 아흔 아홉 칸 대궐에 열구럼 기생 거느릴 생각으로
그렇게 돈만 모으고 있는가, 금쪽같은 세상살이 돈에 노예가 되면 쓰겠는가
다 부질 없는 욕심일세, 그럴 걸세, 털털 비워버리게나, 사심 없이 비우시게나
이 세상 살아진 뒤 일백년 생 더 사두려고 하는가, 천년의 문고리 사려 하시는가
우리내 인생살이 일백년도 안 되는 삶 홀가분한 무욕도 짊어지면 힘든 세상이거늘
내 말이 들리는 우리들은 그것마저도 던져버리고 떠나감세
그저, 그런대로 저런! 酉 살아 갈 만큼 벌어 쓰고
여타저타 따지지도 말고 순리대로 살아감세
이다음 늙어지어 거슬러 올라 갈 별 섶 마루 초입새
분리되었던 마음 한 조각 한 조각 다 모아서 제 2의 탄생으로 만날
그날을 위해 아름다이 살아가 보세
순리의 턱마루부터 티끌하나 묻히지 말고 동심으로 넘어서고
뜨거운 진실로 만만히 살아가 봅세, 억만금 돈으로 옷을 기어 입는다 한들
지금처럼, 백년의 아름다움 지킬 수 있겠는가, 천년의 미소 얻을 수 있겠는가.
2011.04.15 글/이성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