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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둔 시와 영상

어찌 정 고픈것만 하겠는가?

by 차느디 2011. 4. 16.

 

 





어찌 정 고픈것만 하겠는가? / 바라기


가슴이 끓는 소리를 들어 본 적 있는가?

깊은 곳에서 제 스스로 끓어 올라
무쇠 솥뚜껑 같은 마음
흰 거품으로 밀어 올리며
섧게 울음우는 " 피시식 피시식 "


먼 시절,
나의 어머니는 부지깽이로
잔솔가지 밀어 넣으시다
냇가에서 빨간 다라이 이고 오시다
간간이 눈 주위를 훔치셨다.
누가 볼새라 머리에 두른 수건으로
쓸어 내리시는 그 설움을
그때는 어리다는 이유로 몰랐던거다.
나이를 먹어 되돌아 본 세월 안에서
어머니는 그렇게 삭이고 계셨던 거다.


지금 사는 세상 굶는 이 없다지만
어찌 굶는 것이 배고픔 뿐 이겠는가?


낮설은 자동차 지나는 소리에
이유 없이 짖어대는 강아지 소리에
고향집 낡은 대문밖을 내다 보시는
신경통에 절은 무릎팍 세우시는
플라스틱 슬리퍼 끌리는 소리가
천리길을 건너와 내 방문밖에서 서성이는데...


어찌 배고픔이 정 고픈것만 하겠는가
?


 

이 글은 여성 포털 이지데이에서 발송한 아침메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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