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는 물 / 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렵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nb! sp; ;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
* 시집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중에서 *
존재하는 모든것은
처음엔 순백의 맑음이었을겁니다.
세상을 흐르면서... 걸으면서...
눈,비도 맞고..
바람에 넘어지기도 하면서
한겹 두겹 덧칠을 하게되는거지요
어떤 색의 덧칠을 하든
얼룩지지 않게 자신의 색을 지키고
순백의 처음 색을 잊으면 안될것입니다.
전에 읽던 책에서 보고 깊이 공감했던
"사람들 속에서 어울리되
물들지 않음이 더 어려운 일일것이다."
이 짧은 글귀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있는지
님들도 보셨나요?
자신의 색을 찾으려고
자칫 이기적일 수도 있습니다.
화합하고 서로 보듬어 안으며
아름다운 색의 하모니를 만들어야겠습니다.
사람이 사는 세상입니다.
2011.03.08
- 시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