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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둔 시와 영상

◎ 어딘가 떠나고 싶다

by 차느디 2010. 6. 12.

 

 


 ◎ 어딘가 떠나고 싶다



어딘가 떠나고 싶다.




갈곳 정하지 않고
정처없는 발걸음으로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가다가 지치면 하늘을 보며 누워 잠들고
가끔은 쉴곳을 찾지 ! 幣漫 지 친 발걸음도 되고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는 길을
그렇게 떠나고 싶다.



마음이 무거워 어딘가에다 조금은 덜어내고
지독하게 밀려드는 그리움도 조금은 떠넘기고
한동안 아무 생각없이 떠돌다가
이른 아침 맑은 햇살에 고개 내미는 풀잎처럼
다시 세상에 고개를 내미는
어디론가 떠나는 여행을 하고 싶다.



다시 돌아오지 못하여도
지금 내 안에 잠들어 있는 이 그리움을
벗어 놓고 올 수 있는
어딘가를 향해 떠나면 좋겠다.



다시 그리워하지 못하는 망각의 강에 빠져도
이제 그리워 하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으로 가고 싶다.



지워내도 되는 일
버려내도 되는 기억
남겨두어야 하는 가슴을 정리하지 않아도 되는
살아가는 동안
다시는 버리고 주워담고 하는 일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으로
떠나가고 싶다.



어딘가 떠나고 싶다.
그대 없이는 난
아무것도 아닌 이 세상에서...





고 니 / 高煥坤 [자작시]


 
 

 


 

이 글은 여성 포털 이지데이에서 발송한 아침메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