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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둔 시와 영상

나 반만큼만 아파해주실 수 없었나요

by 차느디 2010. 4. 11.

 
 



나 반만큼만 아파해 주실 수 없었나요/ 김영달

뺐 아픈 반만큼만 당신 아파해줄 수 없었나요
당신 그리워 흘리는 눈물
그 반 만큼만 눈물 흘려 보셨다면
내가 보일 수 있었을텐데


고막이 터지고, 심장이 벗겨지는 간절한 기다림
그 기다림 반 만큼만 애달파 보셨다면
이렇게 혼자 두지는 않았을텐데
밤마다 울부짖는 연민의 노래
그 노래 조금이나마 들어 보셨다면
한번은 내 이름 불러 주었을텐데


손톱이 다 닳도록 쓰고, 또 쓰내려간
마음의 편지 한번만 읽어 보셨다면
그렇게 무심한 웃음 짓지 않았을텐데
죽어도 수십번을 당신위해 죽어갔는데
그 마음 조금이나마 느껴었다면
한번쯤은 깊이 안아 도닥거려 주었을텐데


아픈사랑 무삼한 사람아
뒤돌아 나 한참을 가고, 또 가더라도
당신 눈에는 내가 보이지 않겠지요
사랑이라 말을 해도 내 사랑이라 가슴을 벌려
당신께 보여도 이미 불씨 꺼진 뇌사의 사랑입니다


당신께는 한발자욱도 다가서지 못하는
절름발이 사랑입니다
들숨 한번에 당신 들이키고 날숨 한번에도
당신 향기품은 바보사랑은
이렇게 당신손을 놓고야 맙니다
사랑했는데 당신만 사랑했는데

2009.4.9


이 글은 여성 포털 이지데이에서 발송한 아침메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