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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편지

팥빙수 / 황학 임문석[유채자작1방]님의 향기와 함께~^*

by 차느디 2009. 8. 2.

 

       팥빙수/황학 임문석
 

    삼복 무더위에
    견디기 어려우면 잠시 짬 내어 팥빙수 먹으러 가자!
    지독한 더위가 독단적 횡포를 부린다면
    최소한 살기 위한 발버둥은 쳐 봐야 하지 않겠나

    차갑고 단단한 얼음
    믹서에  곱게 갈아 수북이 담아 놓고
    울긋불긋 무당 차림 입힌 꼭지에
    귀신이 두려워한다는 팥고물 듬뿍 올려서
    가슴속에 꼭꼭 숨어 있는 열 귀신 몰아내려면
    체면 차리지 말고 사정없이 삼켜야 한다.
    빨간 입술이 파래지고
    이빨 시리고 식도가 얼어붙는 한이 있어도
    숯불 끌 적에 물 뿌려 끄듯이
    버티는 열 귀신 피식 피식 사그라지도록 먹어두자
    더위 핑계로 소홀한 부부 사랑 나누려면
    열심히 먹고 먹어라! 그러다 배탈이 날지라도

    가정의 평화 위해
    불쾌지수 높아 짜증스런 더위에 반항하고 싶다면
    애인 아니면 어때! 퉁명스런 여편네라도 좋다
    속이 시원해지도록 먹자! 후련하도록 먹어 보자!
    * * 더위가 오니 무리지어 걷던 옛 친구들과 호호거리면 즐기던 팥빙수의 추억이 그리워 집니다 천년그리움님들, 이런 날 정말 팥빙수가 먹고 싶어요 배달해 주실 분 계신지요? 제가 사는 곳에선 한시간을 운전해 가야 제과점 팥빙수를 사 먹을 수 있답니다 8월22일 모임에서 뵈어요~ 시애틀에서 동목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