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은
글.사진 김충길
씀바귀처럼
쓰디 쓴 삼월은
이른 아침이면 잿빛구름위로
숨어가는 낯익은 초승달과
해저문 저녁이면
가는 제비꽃 허리를
얼리는 바람과
시도 때도 없이
눈녹는 계곡마다 터뜨리는
뿌연 안개를 쓰고
점점 멀어지는 산 정수리가
온통 고뿔로 휘청대는...
봄이 봄같지 않은 삼월은
그래도 쓰디 쓴 씀바귀가
입맛엔 제격이라고
빈 들판에서
씀바귀를 케던 새댁이
엷게 펴지는 보라빛 하늘에
제 허리가 걸쳐있는 줄도 모르고
수줍게 웃는다.
어느새 다가온 봄내음에
발갛게 취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