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모아둔 시와 영상

갯마을 아낙네 / 강성백님의 글과 함께~~^&

by 차느디 2008. 6. 2.


            갯마을 아낙네/강성백 글
칼바람 부는 새벽바다
시커먼 갯벌위 한 무리의 여인들이 
여명을 뜯어내고 있다
 
바다로 떠난 사내를 기다리며 
눈물에 익은 달빛 퍼올리던 어머니
 
그 하얀 달빛속에 죽은 꿈 묻어두고
萬頃蒼波 배 띄운 아버지들 
일년에 두어번 뭍에 오르던 날
 
그 날 열달 뒤 앞서거니 뒷서거니 
생일날짜  비슷비슷한 
갯마을 아낙네가 

아버지 지나간 발자국 위에서 

굴을  쪼고 있다

 

칼바람 싸늘한 등짝 후려치며 가고

먼데 첫닭 우는 소리 찬 새벽 꺾는다

 

아린 바람속 

먼 꿈 쪼고 또 쪼는 아낙네

파닥이는 지느러미에서 

비늘이 벗겨진다

 

아버지 허물어진 꿈 

떠다니는 새벽바다

뒤척이는 물소리 

흘러간 그 슬픔 다시 깨우고

 

물안개 휘감아 도는 뻘바탕

서둘러 돌아가는 별들 

글썽이며 사라진다

 

일찍 일어난 도요새 한마리

갯바구니 옆에서

무심히 여명을 쪼는 동안

 

우윳빛 굴 천천히 쌓여가는 

부르튼 손 하나로

 

건너가는 생애 

가난이 물려준 슬기가

오래 빛나고 있다

 

 



카페 이름 : 천년그리움이 흐르는 강
카페 주소 : http://cafe.daum.net/autumnlove7
카페 소개 : 시와 음악과 천년 그리움이 흐르는 카페에 오심을 환영합니다. 행복한 시간 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