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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둔 시와 영상

☆━ 귀익은 봄비, 님이 오는 모습 ━☆

by 차느디 2010. 3. 17.

 





- 귀익은 봄비, 님이 오는 모습 -



하늘의 체온도 모르면서

늘 나혼자만 떠돌았구나.



구름이 바람보다 먼저

하늘을 데우는 날엔 비가 내린다.

바람이 아무리 휘저어도 잡히지 않겠다는 듯

토닥비의 무수한 언어들이

차창을 때리다 미끄러져 내린다.



시간을 타고가야 만나지는

모종의 유영(遊泳)들 속에

뒤따르는 흔적은 아슴히 사라지고

골똘한 생각으로 타고내리는

부드러운 곡선의 아지트를

그리움의 길이라고 하겠다.

수없이 생겨나고 일그러지는 모양 속에

앞의 것은 항상 무겁다.

바람이 펼치는 결 속에

무게에 견디지 못하는 것들은

한곳으로 모여 흘러내린다.

투명한 차창 거풀에 알알이 박히는 눈동자로

마른 나를 적시려 앙탈하지만

난 쉽게 젖지 못한다.

노란빛 우산을 쓰고 뽀샤시 내민

님의 얼굴에 떨어지는 비꽃인가.

느려진 속도로 안도하는 빗방울의 휴식들

새싹을 위해 허기진 소리들 땅으로만 스며드나니

내 가슴이 송송 뚫린다.

하늘이 감격해서 흘리는 눈물이다.

내 가슴에도 감격의 비가 내린다.

맺혀서 간격을 유지하는 존재 속에

무지개가 서고 아름다운 길이 생긴다.

계절의 복습에 님의 모습은 또 태어나

차창에다 내 머리만 문지르게 한다.

2010. 3. 1. 14;00

글 / 湖夜 이춘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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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여성 포털 이지데이에서 발송한 아침메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