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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by 차느디 2009. 10. 9.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없는

 

끄떡없는 어머니의 모습.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보고 싶으시다고,

 

외할머니가 보고 싶으시다고,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알았던 나.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출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작성자 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