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모아둔 시와 영상

사는게 다 그럽디다

by 차느디 2009. 7. 23.

    사는게 다 그럽디다
 
    사는게 다 그럽디다. 그럽디다. 사람사는 일이 다 그렇고 그럽디다. 능력있다고 해서 하루 열 끼 먹는 거 아니고, 많이 배웠다고 남들 쓰는 말과 틀린 말 쓰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발버둥거리며 살아봤자 사람 사는 일 다 거기서 거깁디다. 백원 버는 사람이 천원 버는 사람 모르고, 백원이 최고인 줄 알고 살면 그 사람 이 잘 사는 것입디다. 만원 벌자고 남 울리고 자기 속상하게 사는 천원 버는 사람보다 훨 나은 인생입디다. 어차피 내 맘대로 안되는 세상, 그 세상 원망하고 세상과 싸워봤자 자기만 상처 받고 사는 것,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자기 속 편하고 남 안 울리고 살면 그 사람이 잘사는 사람입디다. 욕심....그거 조금 버리고 살면 그 순간부터 행복일 텐데, 뭐 그렇게 부러운게 많고, 왜 그렇게 알고 싶은 게 많은지, 전생에 뭘 그리 잘 먹고 살았다고 왜그렇게 버둥대는지 내 팔자가 참 안됐습디다. 그렇게 예쁘게 웃던 입가에는 어느덧 값싼 미소가 자리잡아 있고, 적당히 살살대며 살던 내 손에는 예전보다 만원짜리 몇 장이 더 들려 있습디다. 그 만원짜리 몇 장에 그렇게도 예쁘던 내 미소를 누가와서 팔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도매로 넘겨버렸습디다.
 
    사람 살아가는 것이 다 거기서 거깁디다. 다 남들도 그렇게 살아들 갑디다. 내 인생인데 남 신경 쓰다 보니 내 인생이 없어집디다. 아무것도 모르며 살 때 TV에서 이렇다고 하면 이런 줄 알고, 친구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줄 알고 살 때가 좋은 때였습디다.그때가 언제인지 기억도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디다. 언젠가부터 술이 오르면 사람이 싫어집디다. 술이 많이 올라야 진심이 찾아오고 왜 이따위로 사느냐고 나를 몹시 괴롭힙디다.
    누군가 무슨 일 있느냐고 물을 때 난 그날 정말 아무 일도 없었는데 어깨가 굽어 있습디다. 죄없는 내 어깨가 내가 지은 죄, 대신 받고 있습디다. 고개 들어 하늘을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고 정말로 기쁘고 유쾌해서 웃어본 지가, 그런 때가 있기는 했는지 궁금해집디다. 알수록 복잡해지는게 세상이었는데 자기 무덤 자기가 판다고 어련히 알아지는 세상 미리 알려고 버둥거렸지 뭡니까.
 

글쓴이 : 케어|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