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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둔 시와 영상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by 차느디 2009. 7. 23.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어리로 홀로
대충 부엌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차가운 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을 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깍을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았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돌아가신 외할머니
보고싶으시다고.....
외할머니 보고싶으시다고.....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알았던 나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어머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인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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