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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둔 시와 영상

아침 햇살과 그대 / 안재동

by 차느디 2009. 7. 12.
 
아침 햇살과 그대 / 안재동


세상에 아침 햇살만큼 눈 부신 것이
달리 있던가

맑은 날 아침이면 한결같이
신선하고 화사한 햇살이
수천만여나 될 촉광으로 내 눈을
부시어버리기라도 하듯
강렬하게 투사하지

때론 그 빛 충만하다 못해 넘쳐서
감당을 겨워 하지
한편으론 그 빛 외면이나 하듯
눈길조차 돌려버리곤 하지

그러나
아침 햇살의 반가움과 고마움마저
잊고자 함은 아니지
햇살의 애정 어린 애무를
행복에 겨워 피하려 함도 아니지

내가, 나의 그림자를 평소
의식하지 않듯
아침 햇살 또한 굳이 의식하려 않는,
의식 속의 무의식 또는
필요 속의 불필요란 심리라면
이상하고 옹색한 핑계에
불과할지도 몰라

사람들은 기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햇살보다 훨씬 덜 중요한
그 무엇들을 먼저 챙기느라
늘 정신없이 설쳐대지

인간에겐 절체절명으로 필요하고
고마운 존재임에도 아침 햇살은,
또한 저 하늘의 태양은 평소
외롭게도 사람들의 눈 밖에 나지
한편으론,
당연히 있을 게 있는 거라,
그렇게 생각하고 영 관심 밖으로
밀어내는 건지도 몰라

그러나 내 속의 아침 햇살, 그대는
나에겐 언제나
싱그런 아침 햇살이고
아침마다 내 눈을 지겹도록
애무해 주었으면 하는
고마운 존재이지
눈길이나마 잠시라도 피하려
애쓰고 싶지 않은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이지

하루하루를 움직이는데 필요한
내 몸의 에너지를 만 충전시켜 줄
엄청난 충전기지
내 속에 살아 있는 에메랄드빛의
아침 햇살이지
세상 그 어느 보석보다
영롱하고 빛나는

단 하루라도 안 보이면
아니 잠시만이라도 보이지 않으면
너무 그리워지고
애타게 찾게도 되는, 내 속의
또 다른 강렬한 태양이지
영원한 빛이지

그대야말로, 진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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