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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편지

【동목의 낙원의 편지】그대에게 띄우는 봄 날의 편지

by 차느디 2009. 5. 13.

 


【그대에게 띄우는 봄 날의 편지 / 동목 지소영】

땅이 넓어 대륙인가 나무가지에 봄이슬 톡톡 떨어지고 더러는 스미고 아직은 이른 봄인가 부서지던 구름은 하늘을 조금씩 비워 갑니다
 
스치는 바람마저 슬픈 날 기억의 시간으로도 은은한 별꽃으로 지지않는 내 그대가 있어 오늘이 저 파도에 떠내려 간다 해도 견딜 수 있습니다. 이런 날 왜소한 어깨 보듬으며 눈빛 마주 넣지 못해도 창문 밖 봄을 오르는 작은 잎에 마음 보내며 나를 기다리는 꿈으로 잠시 그리움을 찾아 가 봅니다 천진한 웃음 바라봐 줄 행복을 보고 싶습니다 빗어내린 긴 머리, 출렁 올려 묶고 두꺼운 슬픔, 삶의 채찍으로도 거두어 지지 않을 때 화수분처럼 맑은 사랑의 향기, 하늘위에 그려 넣고 쓸쓸한 모습으로 접는 노을같은 날 내 당신이 잘 지냈으면 평화이겠습니다 산골짜기 물이 흘러 내려가 바다로 모이고 외진 그늘 속, 쌓인 아픔 모두 녹여도 추운 날 눈물처럼 떨어지는 서러움 손수건 적시우며 닦아 낼 순 없어도 하얀 세상으로 한지처럼 오르는 저녁연기로 보이는 그대 있어 봄비에 우수로운 나즈막한 달마저 춥게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날은 라일락 같은 아침이 와도 세상 모두 잠재우고 흐린 시야 삶을 마감하는 날 우리의 푸르고 뜨거웠던 청춘 흙에 묻히기 전에 우리가 만날 소망의 날을 잔잔한 호수에 띄워 지난 삶을 그리워 하며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이어도 보이지 않는 끝, 하늘이어도 만나지지 않는 만남 그러다가도 오늘 그 그리움 위에, 온 밤 달빛으로 사랑을 그려도 채우지 못하는 인간의 빈자리, 보고싶다는 눈물만 흘립니다 이 아픔 노을에 불타기 전에, 하늘 더 울기 전에, 아름답고 고운 향기로 온갖 꿈으로 채색될 당신의 들에 초롱한 걸음으로 다가 가겠습니다
* * 봄이 높은 하늘에 그리움도 높이 있군요 살면서 모두 보내지 못하며 살아도 가끔씩 내 그리움 전해졌다는 소식 바람편에 들려지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봄 날 되세요,,, Seattle에서, 동목 올림